서른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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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와 에스더 - 2012.03.13 r:157 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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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와 에스더를 보면 늘 기분이 좋았다. 내 허리만큼이나 자란 풀들을 헤치고 그들이 일하고 있는 식당에 놀러가면 언제나 함박 웃음으로 맞아주곤 했던 그녀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참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알게 됐다. 마마의 남편이 일도 안하고 게으름 피우며 술마시고 들어와 가끔은 마마를 때리기도 한다는 걸. 철없이, 그리고 별다른 생각 없이 마마의 집에 놀러가고 싶다고 말했을때 슬프게 일그러졌던 마마의 얼굴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마마는 말했다. 다음에 오라고, 자기가 꼭 초대할테니 그때 오라고. 결국 마마네 집에 놀러가지는 못했지만 힘없이 가늘어지던 마마의 목소리 때문에 하루종일 마음이 슬펐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꼭 오라던 마마네 집에 가고 싶은데. 함박 웃음이 매력이던 마마를 보기 위해 꼭 가고 싶은데...

에스더는 탄자니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메루산에 있는 마을 출신이다. 털털한 척하면서 수줍음이 많은 에스더는 가난한 집안 환경 탓에 일찍이 경제활동에 나섰고 착실히 돈을 모아 고향에 땅을 샀다. 효녀다. 나보다 훨씬 어린 에스더의 살림 솜씨는 수준급이다. 돌 섞인 쌀도 척척 골라내고 우갈리 젓는 솜씨도 일품이고 어떤 일이든 야무지게 한다. 언젠가, 내가 캉가를 선물했을때 좋아하던 에스더의 천진난만함은 오히려 나를 부끄럽게 했다. 베낭에 넣고다니기 불편할 것 같아 선물이랍시고 주었던 것인데, 에스더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을 받은 듯 고마워했다. 목회자와 결혼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던 에스더, 지금쯤 엄마가 되어 있을 것 같은데, 분명  자신처럼 야무진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을거다.



 

잠깐, 울컥 - 2012.01.12 r:333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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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형이 쪼르르 나와 신기한 듯 우릴 바라보더니 그 다음엔 동생, 엄마까지... 그렇게 잠깐의 침묵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냥 걷다가 잠시 들렀던 허름한 집 앞이었을 뿐인데, 아이들과 엄마의 모습을 본 순간 오랫동안 쟁여두었던 그리움을 떨리는 손으로 열어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 솟아나왔다. 난 가족과 친척 모두 서울이나 경기도에 살아서 명절이 되어도 서울을 떠나본 적도 없고 방문할 수 있는 시골 친척집도 없다. 그런데 아이들을 보니 명절날 반가운 가족을 반기러 나온 시골 친척집 꼬맹이를 보는 것처럼 정겨웠다.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었는데, 소심함에 그저 사진 한장 찍겠다는 말만 멋쩍게 튀어나왔다.  제법 시렸던 날씨보다 더 맵게 느껴진 정체 모를 그리움에 잠겼던 그 때의 감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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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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